기능적이고 효율적인 아르헨티나 주택

화려한 장식은 지양하고,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에 충실하여 실용성을 높이 살린 건축 형태다. 두 층으로 구성된 외관에는 명확한 라인이 돋보이고, 이는 현관으로 향하는 곡선 형태의 길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부드러운 인상을 남긴다. 정원의 잔디는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외관에 네츄럴함을 더해준다. 돌과 콘크리트가 결합한 외벽에는 큰 창을 다수 설계하여 채광과 통풍을 보장하도록 했다.

실내로 발걸음을 옮기면 겉보기처럼 넉넉한 면적의 인테리어가 반겨준다. 빛과 바람이 잘 통하는 인테리어가 화사한 분위기를 이룬다. 거실과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갖춘 곳으로, 이 가족 일과를 다소 소극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클래식 가구와 일부 복고풍 액세서리, 아르헨티나 전통 장식, 아담한 벽난로가 놓여 있어 1층을 친근하고 따뜻하게 연출한다.

계속해서 2층으로 올라가 인테리어를 둘러보자. ‘ㄷ’자 조리대를 마련해 조리 공간의 동선을 최대한 편리하게 설계했다. 바 스툴을 놓으면 한쪽은 미니바처럼 활용할 수도 있는 실용적인 구조다. 하부장 가득 넓고 조직적인 수납공간을 갖춰 주방은 언제나 깔끔한 모습을 자랑한다.

건축가는 컬렉터인 클라이언트를 위해 그만의 스튜디오를 마련해 주었다. 다양한 수집품을 수용하며, 동시에 깔끔하게 진열할 수 있도록 독창적인 선반 세트를 달았다. 컬렉션의 정갈한 디스플레이로 인해 마치 작은 갤러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화이트 벽과 나무 선반이 명확한 색상 대비를 나타내어 컬렉션이 더욱 돋보인다. 하부 캐비닛과 데스크도 수납 선반과 비슷한 색상의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갖췄다. 클라이언트의 개성과 취향이 드러나는 맞춤형 공간이다.

2층의 또 다른 공간, 침실이다. 역시 클래식한 인테리어가 주를 이룬다. 짙은 색상의 목제 마루는 주변 가구들과 조화를 이뤄 아늑한 느낌을 연출한다. 새하얀 헤드 보드를 갖춘 침대는 다소 모던한 디자인이지만, 침구의 색상 톤을 한 층 다운시켜 차분하게 주위 인테리어에 동화되는 느낌. 

헤드 보드와 맞닿은 벽만 옅은 브라운 계열로 색상에 포인트를 주어, 더욱 은은한 침실 분위기를 형성한다. 브라운이 주 색상이되, 톤은 전체적으로 강약을 이뤄 편안한 인테리어가 완성되었다.

욕실은 면적 제약이 있어 인테리어를 더욱 신중하게 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으로 꾸며 인테리어의 답답함을 해소했다. 특히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탑볼 형태의 하얀 세면기를 놓아, 선반을 효율적이고 좀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변기가 놓인 곳의 선반 면적은 반으로 줄여 더욱 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주어진 면적을 최대한 실용적으로 활용하여 디자인된 편리한 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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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오면 좀 더 활기찬 공간이 맞이한다. 정원과 바로 연결되는 지점에는 반 베란다 형태로, 레크리에이션 공간을 마련했다. 손님을 초대해 와인을 마시거나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곳으로, 그릴과 큰 식탁을 갖췄다. 클라이언트 가족이 꿈꾸는 “소통이 활발한 공간”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다.

주택 뒤에는 드넓은 풀장을 마련하여 가족들이 휴식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창문마다 큼직한 파티오를 갖춘 개방적인 후방 외관이 파티오에서 봤던 외관 디자인과는 또 다른 인상을 이룬다. 풀장과 선베드에서 일광을 만끽하고, 그늘이 필요하다면 널찍한 테라스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이룰 수 있다.

요구사항에 철저히 충실하여 완성된 소통이 활발한 주택이다.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효율적인 공간 쓰임에 의의를 두고 작업한 합리주의 주택 프로젝트를 만나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