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를 넘나드는 실내 장식품

Yubin Kim Yubin Kim
만지는 오브제, Salvia Garden Salvia Garden Otros espac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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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기업 간의 협업을 칭하는 시사용어,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의 개념은 예술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어 활발한 양상을 보인다. 이제 콜라보레이션은 장르, 시대, 아티스트, 재료 등 서로 다른 다양한 요소들의 공동작업으로 넓혀 해석되곤 한다. 따라서 동시대 예술을 논할 때 이제는 콜라보레이션을 빼놓고 말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이는 디자인 영역에서도 훌륭한 예를 자주 보인다. 

이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실내디자인 소품에서 나타나는 콜라보레이션 양상을 소개한다. 예술품과 가구, 혹은 장식품과 인테리어 소품의 경계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마땅한 것일까? 이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확장되면 일상 속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 살펴보자.

가구와 예술품의 경계를 넘나들다.

Sky blue Vanity Ceramic sink object, 이헌정 이헌정 Baños de estilo asiático Lavabos

1917년, 화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은 실제 변기에 '샘'이라는 작품명을 붙여 최초로 기성품을 예술 범위로 끌어들였다. 이를 통해 기존에 알려진 예술의 개념은 완전히 새롭게 정의되기에 이르렀고, 이와 같은 방식을 활용한 수많은 예술작품이 파급되었다. 사진 속 싱크대의 모습은 미술가 이헌정 의 작품이다. 도예와 설치미술을 넘나들며 활동하던 작가는 집 안에 가구를 직접 만들어 채우는 행위를 통해 자신이 가구에도 관심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따라서 그는 이제 다양한 예술품에 기능을 보완하여 가구로 만들곤 하는데, 사진 속 싱크대 또한 이 개념의 연장선인 셈이다. 장르와 사물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통하는 작가의 통찰력을 통해 가구 및 실내인테리어의 확장된 개념을 확인할 수 있다.

예술품 진열과 인테리어를 동시에

Camas abatibles Lagrama, Yupih Yupih Dormitorios de estilo moderno Camas y cabeceras

스페인 암포스타에 위치한 YUPIH아이들 방의 인테리어를 돕는다. 특이한 점은 공간에 어울리는 사진이나 삽화를 가구에 일체 시킨다는 점이다. 보통 이러한 예술품은 액자에 넣어 진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응접실이나 거실, 현관 등 노출하기 쉬운 공간에 예술품을 진열한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하여 예술품을 아이들의 방으로 들여보자. 사진 속 진열장은 작품을 액자에 끼워 벽에 거는 대신  가구와 혼연일체 되도록 의뢰하여 제작된 모습이다. 아이들이 하루를 보내는 곳에 어우러진 예술품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무의식에 자리 잡아 훗날 상상력에 보탬이 된다. 또한, 가구와 예술품이 한몸이 되어 아이들이 예술을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돕는다. 예술품을 직접 손으로 다루고, 자기 것으로 여기며 예술과 일찍이 친해질 수 있도록 바탕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실용품의 배치가 예술이 되다.

Three door credenza muto Livings de estilo ecléctico Alacenas y cajoneras

사진 속에 나타난 공간에서는 서로 다른 소품들이 한 데 모여 통일된 분위기를 형성한다. 스탠드 조명과 주전자는 붉은빛 금속 소재로 단일화했고, 이는 오크 목재로 제작된 식기 진열장과도 조화를 이룬다. 액자에 걸린 작품 또한 갈색 계통의 소재가 담긴 것으로 통일시켰다. 각각의 대상을 분리했을 때보다는 이토록 한곳에 모아 배치함으로써 공간에 생기를 더하고 있다. 해당 오브제들은 전부 사용 가능한 생활용품이다. 따라서 개별적으로는 실용적이면서 한곳에 모이면 동시에 은은한 아름다움을 형성하는 시너지효과를 나타낸다. 덕분에 사진 속에 담긴 이 공간은 마치 또 하나의 새로운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테이블에서 즐기는 도자기의 매력

핸드페인팅 도자기, 더송스 더송스 Comedores de estilo moderno Cristalería y vajilla

보기 좋은 식기를 진열장에 넣어 보관하는 것만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기적절하게 마음껏 사용하는 것을 낙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 도자기를 전문으로 하는 더송스 는 장식용 도자기, 도자기 인형 등 다양한 도자 프로젝트를 추구하는데, 특히 핸드페인팅 도자기를 제작해 실제로 사용 가능한 식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사진 속 그릇은 고온에서 구운 백자로, 담긴 내용물의 맛을 높이고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도자기이다. 

실제 그릇으로 사용되는 이 도자기에는 푸른 닭이 그려져 있어 샐러드볼이나 시리얼 등 현대인의 건강식 그릇으로 활용하기 좋다. 옛날 왕실에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청색 도자기에 음식을 담아 식욕을 억제하곤 했다.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테이블 위에서 이성적으로 과식을 막기 위해 푸른 계열의 식기를 사용한 것이다. 건강한 현대식에도 어울리는 이 도자 그릇을 통해 도자기의 멋과 동시에 실용성을 만끽할 수 있다. 장식품으로 보관하는 것뿐 아니라 직접 사용함으로써 테이블 위 도자기의 매력을 즐겨보자.

직접 만지고 사용하는 나만의 예술품

한국의 고가구를 이용한 나무 프레임에 여러 재료로 장식한 거울의 모습이다. 찰랑거리는 소리가 나는 장식품은 자꾸만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실제로 활용 가능한 거울이기 때문에 예술품이 인테리어 소품으로까지 확장되었음을 볼 수 있다. 쥬얼리,인테리어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의 SALVIA GARDEN 에서 제작한 이 거울은 예술과 가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장르 사이를 소통한다.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전시되기만 했던 예술품이 나의 일상 속에서 만져지고 사용되며 인테리어 소품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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