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몸이 쉬는 곳, 침실 벽은 무슨 색이 좋을까.

검은색은 아주 오래전부터 실내 인테리어에 활용되어 온 색이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낼 수 있어 클래식한 스타일과 모던 스타일에 특히 잘 어울리는 색으로 손꼽힌다. 또한, 검은색이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다른 색과의 대비가 굉장히 분명해서 선명한 포인트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속 침실처럼 검은색과 흰색은 산뜻하고 미니멀한 매력을 강조할 수 있다. 검은색과 붉은색도 잘 어울리며 검은색과 보라색은 무척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금색이나 은색과 검은색 벽의 침실은 고상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하지만 문화권에 따라 검은색에 대한 인식이 조금 다른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이나 미주권의 나라보다는 인도에서 훨씬 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검은색 벽이 아이들을 사악한 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생각해 침실이 검은색으로 연출된 집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터키의 실내 건축 회사 ABB DESIGN STUDIO 에서 선보인 모던 침실이다.

이번엔 격식 없고 편안한 분위기의 침실이다. 첫 번째로 살펴봤던 침실의 검은색이 주던 강렬한 인상 대신 부드러운 라임 초록색으로 편안한 인상을 그렸다. 초록색은 자연을 연상시키는 색이어서 기본적으로 마음과 시야를 편안하게 채우는 효과가 있다. 이 침실의 경우 일반 초록색보다 훨씬 더 부드러운 라임 초록색으로 파란색과 노란색 그리고 흰색이 혼합된 색이다. 다양한 공간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초록색은 봄을 연상시킬 뿐만 아니라 젊음과 생기로운 분위기와도 관련이 된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건강한 이미지를 담은 상징적인 색으로 사용됐다. 라임 초록색을 실내에 사용하면 빈티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흙이나 나무를 떠올리는 색감, 흰색과의 대비가 특히 좋다. 또한, 부드러운 노란색과 분홍색, 하늘색과 같은 파스텔 계열의 액세서리도 함께 잘 어우러진다.

독일의 가구 및 액세서리 전문 업체 DOMICIL MÖBEL GMBH 제품으로 채운 클래식 침실이다.

이번엔 갈색에 짙은 회색을 섞은 색으로 벽면을 마감한 침실이다. 갈색도 아니고, 회색도 아닌 그 언저리 즈음의 독특한 색상으로 마감한 벽은 생각보다 무게감 있고, 진중하다. 편안하게 감싸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편안하게 잘 수 있을 것 같은 침실로 보인다. 붉은색 계열의 따뜻한 색을 추가해 자주색이나 따뜻한 색으로의 그러데이션 효과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같은 맥락에서 베이지 색상이나 짙은 흙색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듯 한 가지 색을 고르기 어려운 사람은 두 가지 색이 섞여 독특한 느낌을 주는 색상을 선택해보는 것도 고려해볼 법하다. 이 침실에서 사용한 회갈색의 경우 회색의 시원한 느낌과 갈색의 흙빛, 따뜻한 느낌이 더해져 우아하게 연출됐다. 이런 색상의 경우 강렬한 빨간색 혹은 흰색 등과 같이 선명하게 대비되는 색상과 결합했을 때 고전적인 우아함을 강조할 수 있다. 고급스럽고 독창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원색이 아닌 두 가지 이상의 색이 섞인 색을 선택해보길 추천한다.

문화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조금 있지만, 붉은 계열의 색상은 수 세기 동안 많은 국가에서 실내 공간을 채우는 긍정적인 색상으로 선택됐다. 그 시작은 동굴 벽화에서 찾을 수 있다. 최초의 원시인들이 동굴 회화에서 사용한 색이 빨간색이다. 꽃잎과 닮은 색에서부터 짙은 구리색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많고, 각각 낼 수 있는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 선택의 범위도 넓다. 심리적으로 보면 붉은색은 생명 에너지와 관련이 있고, 역사적으로 보면 악령이나 병을 쫓기 위해 한국에서도 부적에 빨간색으로 그림을 그리는 등 행복과 건강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빨간색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갈색과 빨간색이 섞인 구리색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며 회색과 매치시켜 세련된 모던 스타일로 꾸며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빨간색은 맑은 회색의 액세서리와도 잘 어울리며 무척 모던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으니 기억해두자. 

고대에서부터 금은 부와 높은 사회 계급을 의미해왔기 때문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궁을 둘러 보면 금을 사용한 장식적 요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고전적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직결된다. 태양의 반짝이는 이미지와도 접점이 있다. 침실에 고전적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입히길 원한다면 이런 금색(골드)만 한 색상이 없다. 흰색, 크림색 그리고 금색으로 마감한 벽은 고상하면서도 시야가 맑고 선선한 느낌을 연출한다. 

흰색과 검은색의 교차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현대적인 스타일과는 달리 금색을 활용한 공간은 대체로 클래식 스타일의 공간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 이때 벽 전체를 금색으로 입히기보다는 흰색과 같이 밝은색과 교차로 엮어 밝고 산뜻하게 색의 무게감을 조절해주는 영리함이 필요하다. 또한, 청색과 청록색, 초록색 등과 같이 차갑고 맑은 색상과 함께 두면 독특하고 세련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보라색과 금색은 활력 넘치는 강한 에너지의 느낌을 전달하며 금색 벽과 노란색 액세서리는 명랑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살펴볼 색은 보라색이다. 보라색은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의 경계에 놓인 색이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적합하다. 검은색이나 금색 등이 주는 고급스러움과는 느낌이 또 달라 흥미롭다. 색채 심리학에선 보라색을 차가운 색인 파란색과 따뜻한 색인 빨간색이 연결되는 색상이라는 점에 주목해 이성적이면서도 활발한 감각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는 색으로 본다. 우리 문화권에선 침실 벽면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흔치 않은 게 사실이지만, 개성적인 공간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색감을 찾는 사람과 귀족적인 공간 분위기를 위한 색감을 찾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는 색이다. 사진 속 침실처럼 보라색 하나로만 연출하기보다는 흰색과 대비시켜 산뜻하게 마감하는 아이디어도 눈여겨볼 만 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인상의 침실을 구성하고 싶다면, 파스텔 계열의 색상 팔레트에서 좋아하는 색감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어떤 색의 가구와도 잘 어울리며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공간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색상이다.

흰색에서 특정 색이 조금은 더해졌지만, 겉으로 볼 때 많이 드러나지 않아 눈이 편안한 색들이 있다. 일명 중립적인 색상들인데, 크림색이나 진주색 등 눈에 편안한 색들로 벽을 채우는 것도 아이디어다. 더 넓은 공간감을 연출하고 싶다면, 흰색과 더불어 연출하는 게 좋으며 햇볕이 잘 들어오게 침대를 배치하도록 한다.

침실을 구성하는 네 개의 벽 중 세 개의 벽과 천장의 색을 통일하고, 한쪽 벽만 강한 인상의 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 하다. 이때 포인트를 준 벽면에 침대를 붙이면 공간이 더 길쭉하고, 더 깊어 보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흙을 닮은 색을 벽에 입혀 따뜻한 인상을 더 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 노란색 간접 조명을 사용하면 따뜻한 느낌을 배가시킬 수 있다. 

이성적이고 차분한 분위기를 바란다면, 파란색도 고려해볼 수 있다.

무심한 듯 하지만 그 안에 세련된 멋이 살아나는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페인트칠 벽도 고려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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