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방법으로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다, 경북 예천군 시어 하우스

Juhwan Moon Juhwan Moon
Shear House, stpmj stpmj Casas estilo moderno: ideas, arquitectura e imág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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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잡히는 종이를 한 장 가져와 재빨리 집을 그려보자. 대부분 네모반듯한 기단과 벽을 세우고 커다란 지붕을 얹은 집을 그려낼 것이다. 그만큼 건물의 형태는 오랜 시간 반복되며 우리 머릿속에서 일종의 유형으로 굳어져 있다. 특히 여기서 지붕은 형태를 분류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다. 예컨대 우리는 맞배지붕, 우진각지붕, 팔작지붕 등 다양한 형태에 따라 지붕을 나누고 유형을 결정한다. 그리고 모든 지붕은 몇 개의 경사면으로 구성된다. 

그럼 다시 한번 자신이 그린 집을 확인해보자. 많은 이들이 맞배지붕을 그렸을 것이다. 네모난 두 경사면에 세모꼴 두 면을 더해 완성하는 맞배지붕은 흔히 박공지붕이라고도 일컫는다. 대다수 사람이 지붕을 생각하면 박공지붕을 떠올리듯이, 그 단순한 형태는 전 세계 어디서나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단순한 형태가 단조롭고 평범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뜻이다. 바로 어떤 변화를 끌어낼지 고민할 시점이다.

때로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복잡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건축사무소 stpmj는 경사 지붕의 형태와 유형에 재치있게 접근했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하는 경상북도 예천군에 자리를 잡은 단독주택이 그렇다. 단순한 박공지붕을 살짝 비틀어 지붕과 그 아래에 어긋난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치 전단력이 작용한 듯 '어긋난 공간'은 집 안팎에서 새로운 장소를 형성한다. 이제 자세한 내용을 사진과 함께 확인해보자.

SHEAR HOUSE / 설계: stpmj / 위치: 경상북도 예천군 / 용도: 단독주택 / 치수 및 면적: 990 sf(약 91.97㎡, 27.82평) / 구조: Duhang Engineering / 시공: ON Architecture + stpmj / 완공: 2016년 04월 

<Photograph: Song Yousub>

자연풍경 속에서 만나는 주택의 외관

처음 만나는 주택은 자연풍경 속에서 단정하게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주변에 우거진 풀밭과 숲은 싱그러운 기운을 불러일으킨다. 기존의 박공지붕과 다른 비대칭의 독특한 입면이 세 개의 개구부와 만나 리듬감을 부여한다. 외벽을 마감한 원목 사이딩(외벽 널)은 시간을 담아내며 조금씩 색이 바뀔 것이다.

깊은 처마를 만드는 지붕과 외관

오늘의 집은 경사진 대지에서 가장 높은 곳에 배치했다. 남쪽에서 바라본 건물은 독특한 형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박공지붕을 살짝 비틀어 앞으로 내밀었다. 이렇게 어긋난 지붕은 커다란 1층 개구부 위에서 그늘을 드리우는 처마가 된다. 덕분에 여름에는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적절히 조절하고, 겨울에는 빛이 집 안 깊숙이 들어올 수 있다.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단순한 형태

단순하고 정적인 모습의 주택 외관은 넓게 펼쳐진 자연의 풍경과 부담 없이 어우러진다. 주택의 외부공간은 텃밭과 마당으로 구성하고 가족이 여유를 만끽하는 장소로 활용한다.

형태 원리를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많은 건축가가 자신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다이어그램(도식)을 활용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개념을 나타내는 사진의 도식은 아주 간단하다. 왼쪽이 평범한 박공지붕이라면 오른쪽이 오늘의 집이다. 전단력이 작용한 지붕과 어긋난 공간은 1층 처마와 2층 테라스를 만든다.

북쪽 입면과 2층 테라스 서쪽 비대칭 박공지붕

앞서 언급한 대로 남쪽으로 밀려 나와 처마가 된 지붕은 2층에서 테라스를 조성한다. 그리고 지붕의 전단면을 따라 용마루(가장 높은 지붕 선)도 자연스럽게 비틀린다. 이와 동시에 서쪽 입면의 가장 높은 꼭짓점도 이동하며 비대칭의 박공면을 만든다. 또한, 2층 테라스의 개구부는 전체 주택을 관통하는 자연통풍을 유도한다. 덕분에 언제나 쾌적하고 아늑한 실내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세심한 손길을 느낄 수 있는 테라스 세부 디자인

테라스 세부 디자인에서는 건축가의 재료에 대한 이해와 꼼꼼한 시공이 돋보인다. 사진 속 바닥과 지붕이 만나는 곳을 확인해보자. 벽면 사이딩과 테라스 데크는 자연스러운 나무의 질감을 살리고 규격과 너비를 따라 선을 맞춰 시공했다. 이와 더불어 테라스에서는 주변의 풍경을, 주택 외부에서는 건물의 형태를 가리지 않도록 얇고 가느다란 철제 프레임으로 난간을 설치했다. 

커다란 창으로 빛과 바람을 끌어들이기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지만 쾌적한 실내환경은 거주공간을 구성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이를 위해 빛과 바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오늘의 집은 커다란 창으로 빛과 바람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외부환경과 만나는 외벽의 높은 단열 성능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돕는다.

깊이 있는 공간감을 만드는 거실과 다이닝 룸

주택의 거실과 다이닝 룸은 동서를 가로지르는 긴 평면을 바탕으로 배치하고 2층 높이로 개방적인 공간감을 강조했다. 사진 속 가까운 곳에는 긴 좌식 탁자를 놓고 가족과 이웃이 함께 어울리는 넉넉한 다이닝 룸을 마련했다. 그리고 멀리 소파를 배치한 거실을 확인할 수 있다. 벽과 천장은 흰색으로 마감해 밝은 분위기를 살리면서 바닥은 나무의 질감을 표현해 안정감을 부여했다.

여유와 즐거움이 있는 가족의 생활공간

주택의 1층에는 두 개의 침실, 욕실, 주방을 반쪽에 배치하고, 나머지 반쪽을 거실과 다이닝 룸에 할애했다. 이렇게 만든 다이닝 룸과 거실에는 커다란 창이 돋보인다. 특히 사진 속 좌식생활에 맞춘 다이닝 룸은 개구부를 통해 자연의 풍경을 담아내고, 여유와 즐거움을 만끽하는 실내공간을 완성한다. 더군다나 거실과 다이닝 룸 사이에 별다른 벽이 없어서 상황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복층 형태 거실과 깔끔한 수납공간

두 층 높이의 거실은 복층 구조를 이룬다. 2층의 가족은 거실에 머무는 사람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언제나 소통에 좋은 배치가 돋보인다. 그리고 소파와 카펫은 따뜻하고 편안한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정면의 텔레비전 수납장은 붙박이 형식으로 계획해 전체 내부공간과 깔끔하게 맞아떨어진다.

가족의 일상과 사생활을 신경 쓴 욕실

오늘의 집은 욕실과 침실 입구를 거실에서 안으로 들여서 냈다. 그리고 다이닝 룸과 욕실이 서로 마주 보지 않도록 배치해 사생활을 보호한다. 그리 크지 않은 주택의 규모를 고려해 계획하고, 가족의 일상과 사생활을 신경 써서 꾸민 욕실이다. 사진의 욕실에서는 세면대 아래 수납장과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실용성을 높인 주방과 개구부 디자인

다이닝 룸에서 계단 아래를 지나면 사진 속 주방을 만날 수 있다. 주방에는 일자형 조리대를 벽에 붙여 설치하고, 벽에는 가로로 긴 창을 냈다. 덕분에 요리하는 틈틈이 바깥을 바라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나 냄새를 재빨리 바깥으로 뺄 수 있다. 집 안팎의 시각적 관계와 실내의 공기 순환을 두루 생각한 개구부 디자인이다.

조용히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서재

주택의 2층은 서재로 꾸몄다. 지붕 아래의 아늑한 공간감을 살리면서, 벽과 천장이 만나는 모서리에는 책꽂이를 설치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집에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디자인이다. 작은 창으로는 은은한 빛이 들어오고, 책을 읽는 틈틈이 바깥 풍경을 즐기며 눈의 피로를 풀어준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 편안한 마음으로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서재다.

풍부한 공간감으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집

건축가는 단순하고 정적인 외관과 달리 내부에서는 다양한 공간적 변화가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길 원했다. 실제로 이러한 생각은 사진의 계단에서 잘 나타난다. 대각선으로 위아래 층을 연결하는 계단과 가파르게 기울어진 천장이 다채로운 공간감을 형성하고 조형미를 강조한다. 평범한 박공지붕을 잘라내 비틀자 삼각형, 평행사변형, 사다리꼴 면으로 구성된 내부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단순한 방법으로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집이다.

그럼 작은 공간을 알차게 꾸미는 또 다른 국내 단독주택은 어떨까?

여기 기사에서는 작은 공간에 큰 꿈을 담아내는 국내 소형주택을 일곱 곳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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